매출총이익률이 높아도 왜 적자인가: 바이오·소프트웨어 기업의 비용 구조 읽기
높은 매출총이익률이 영업흑자를 보장하지 않는 이유를 매출 규모, 영업비용, 수익원 구성과 반복성으로 나눠 분석합니다.

매출총이익률이 높아도 매출 규모가 작으면 연구와 판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비율보다 실제로 남은 돈과 매출의 반복 여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영업외이익도 본업의 적자를 가릴 수 있습니다.
매출총이익률이 높다는 말은 사업이 돈을 잘 번다는 뜻처럼 들린다.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제품을 한 번 만들고 고객을 늘리면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다는 설명이 자주 붙는다.
그러나 매출총이익률은 손익계산서의 중간 지점이다. 현재 매출을 제공하는 데 직접 든 원가만 뺀다. 연구개발, 판매, 본사 운영처럼 사업을 유지하고 다음 제품을 만드는 비용은 그 아래에 남아 있다. 높은 비율이 흑자를 보장하지 않는 이유다.
2026년 상반기 Schrödinger의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공시값으로 계산하면 67.8%였다. 그런데 회사 전체는 9,034만1천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생명과학 산업용 소프트웨어를 파는 Veeva Systems는 2027회계연도 상반기에 전사 매출총이익률 75%와 영업이익 5억4,813만 달러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차이는 비율 몇 퍼센트포인트가 아니다. 매출총이익의 실제 금액으로 연구개발과 판매·관리 비용을 감당했는지에 따라 흑자와 적자가 갈렸다.
매출총이익률은 직접 원가까지만 계산한다
매출총이익은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이다. 매출총이익률은 이 금액을 매출로 나눈 비율이다. 매출 100원짜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직접 30원이 들었다면 매출총이익은 70원, 매출총이익률은 70%다.
여기서 직접 원가의 범위를 봐야 한다. Schrödinger는 소프트웨어 제공 인력, 유지보수와 전문서비스, 제3자 기술 사용료, 관련 시설·IT 비용을 소프트웨어 매출원가에 넣는다. 신약 탐색 협업에는 해당 프로그램 인력, 외부 연구기관, 컴퓨팅 자원 같은 직접 비용을 배분한다.
하지만 두 사업이 함께 쓰는 연구개발 조직과 판매·마케팅, 일반관리 비용은 부문 매출원가가 아니다. 회사는 통합 운영 때문에 이 비용을 두 부문에 나누는 방식이 주관적일 수 있다며 별도로 제시했다. 매출총이익률을 계산할 때는 이 큰 비용을 아직 빼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높은 매출총이익률만으로 알 수 있는 것은 한정돼 있다. 현재 팔린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얼마나 남겼는지는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금액으로 연구조직과 영업조직 전체를 운영할 수 있는지는 따로 봐야 한다.
매출이 작으면 이익률이 높아도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
비율만 봐서는 매출 규모를 알 수 없다. 매출총이익률 70%는 매출 1억 달러에서 7천만 달러를 남기고, 매출 10억 달러에서는 7억 달러를 남긴다. 같은 비율이어도 비용이 거의 고정된 연구·규제·판매 조직을 유지할 여력은 전혀 다르다.
Schrödinger의 2026년 상반기 총매출은 1억1,747만6천 달러였다. 매출원가 5,549만7천 달러를 빼고 6,197만9천 달러가 남았다. 전사 매출총이익률은 52.8%다.
그 아래에는 연구개발비 8,482만2천 달러, 판매·마케팅비 2,186만9천 달러, 일반관리비 4,562만9천 달러가 있었다. 영업비용 합계는 1억5,232만 달러였다. 매출총이익으로 감당할 수 있는 영업비용은 40.7%에 그쳤다. 소프트웨어 부문이 매출 1달러마다 비교적 많은 금액을 남겨도 그 매출의 절대 규모가 전사 연구와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했다.

소프트웨어 제공 비용과 별도로 연구조직이 계속 운영되는 환경을 재구성한 생성 이미지.
Veeva는 달랐다. 2026년 2월부터 7월까지 매출은 18억1,091만1천 달러, 매출총이익은 13억5,797만5천 달러였다. 전사 매출총이익률은 75%였다. 연구개발·판매·일반관리비를 합친 영업비용은 8억984만5천 달러였다. 매출총이익이 영업비용의 167.7%에 이르러 5억4,813만 달러가 영업이익으로 남았다.
| 기업 | 기준 기간 | 매출총이익률 | 매출총이익 | 영업비용 | 영업손익 | 매출총이익/영업비용 |
|---|---|---|---|---|---|---|
| Schrödinger | 2026년 상반기 | 52.8% | 6,197만9천 달러 | 1억5,232만 달러 | -9,034만1천 달러 | 40.7% |
| Veeva Systems | 2027회계연도 상반기 | 75.0% | 13억5,797만5천 달러 | 8억984만5천 달러 | +5억4,813만 달러 | 167.7% |
두 회사를 단순히 비교해 어느 쪽이 더 좋은 투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 Schrödinger는 자체 신약 프로그램에 자본을 쓰고 Veeva는 이미 큰 구독 소프트웨어 사업을 운영한다. 다만 손익을 읽는 원리는 같다. 매출총이익률을 봤다면 매출총이익의 절대액과 영업비용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전사 평균만 보면 수익원별 차이를 놓칠 수 있다
전사 매출총이익률 하나만 보면 사업의 구성을 놓칠 수 있다. Schrödinger의 상반기 소프트웨어 부문은 매출 7,102만5천 달러에서 매출총이익 4,818만7천 달러를 남겼다. 계산한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67.8%다. 신약 탐색 부문은 매출 4,645만1천 달러에서 1,379만2천 달러를 남겨 29.7%였다.
두 부문은 돈을 버는 방식도 다르다. 소프트웨어 매출에는 설치형 사용권, 호스팅 구독, 유지보수와 전문서비스가 들어간다. 신약 탐색 매출에는 협업 연구비, 계약금과 마일스톤이 포함된다. 2026년 2분기에는 Lilly가 Ajax Therapeutics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1,000만 달러 협업 마일스톤과 한 프로그램의 의무 조기 완료가 신약 탐색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
이런 매출은 실제지만 제품이 같은 속도로 계속 팔렸다는 증거는 아니다. 특정 계약 사건이 한 기간의 매출과 매출총이익률을 바꿀 수 있다. 다음 분기에도 반복될 구독과 제품 판매, 연구 진행에 따라 인식되는 협업 수입, 조건을 충족한 한 번의 마일스톤을 분리해야 한다.
Veeva도 전사 75%만 봐서는 부문별 차이를 알 수 없다. 상반기 구독 매출총이익률은 86%였지만 전문서비스와 기타 부문은 21%였다. 회사는 사용자 수와 사용량 증가로 컴퓨팅 인프라 비용이 늘었고 데이터 솔루션 투자로 데이터 비용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는 복제 비용이 낮을 수 있지만 서비스 인력, 클라우드와 데이터 비용까지 0이 되는 사업은 아니다.
연구개발비가 큰 이유와 성과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연구개발비는 매출원가에 들어가지 않아도 중요한 비용이다. 신약과 과학 소프트웨어 기업에서는 부수 비용으로 볼 수 없으며 미래 제품과 경쟁력을 만드는 핵심 지출이다. 현재 매출과 직접 대응하지 않기 때문에 손익계산서에서 매출총이익 아래에 놓일 뿐이다.
Schrödinger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72.2%였다. 이 사실만으로 과잉 지출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자체 후보의 임상 진전이나 소프트웨어 제품 개선이 나중에 더 큰 매출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연구개발비가 크다는 설명만으로 현재 적자를 정당화할 수도 없다. 비용이 어떤 프로그램에 들어갔고 기술·임상 위험을 실제로 줄였는지 확인해야 한다.
Veeva도 상반기에 4억3,124만1천 달러를 연구개발비로 썼다. Schrödinger보다 절대액이 훨씬 크다. 그래도 매출총이익으로 영업비용 전체를 감당했다. 적자 여부는 연구개발비의 크기만으로 정해지지 않으므로 현재 매출 기반과 함께 봐야 한다.

매출총이익과 연구·판매 비용을 함께 검토하는 운영 현장을 재구성한 생성 이미지.
순이익이 나도 본업이 흑자라는 뜻은 아니다
손익계산서의 마지막 줄도 따로 봐야 한다. Schrödinger는 2026년 2분기에 597만5천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분기의 영업손실은 4,154만7천 달러였다. Ajax 인수와 관련해 받은 지분 대금 등 영업 밖의 손익이 영향을 줬다.
지분 처분, 투자자산 평가, 이자수익과 세금은 모두 실제 손익이다. 그러나 구독 고객이 늘었거나 신약이 반복해서 팔렸다는 뜻은 아니다. 한 분기의 순이익만 보고 비용 구조가 해결됐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영업손익과 기타손익을 분리하고, 사건성 이익을 뺀 뒤에도 같은 방향인지 봐야 한다.
반대로 영업적자가 곧 실패라는 뜻도 아니다. 판매허가 전 바이오기업과 새 시장을 만드는 기술기업은 매출보다 먼저 연구조직을 갖춘다. 높은 매출총이익률만 보지 말고 실제 사업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야 한다. 반복 매출이 늘어 매출총이익의 절대액이 커지는가. 매출이 늘 때 영업비용은 더 느리게 증가하는가. 연구 지출이 기술·임상 불확실성을 줄이는가. 영업현금유출은 감당할 수 있는가.
매출총이익률을 본 뒤에는 네 가지를 더 확인해야 한다
첫째, 매출총이익의 금액을 본다. 높은 비율도 매출이 작으면 연구·판매 조직을 유지할 돈이 부족하다.
둘째, 매출총이익을 영업비용으로 나눈다. 100% 미만이면 현재 규모에서 본업의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 100%를 넘으면 영업이익이 가능하지만 그 상태가 반복되는지는 별도 문제다.
셋째, 매출의 구성을 나눈다. 구독, 제품 판매, 전문서비스, 협업 연구비, 계약금과 마일스톤은 반복성과 원가 구조가 다르다. 전사 평균 하나로 묶으면 다음 기간의 실적을 잘못 예상할 수 있다.
넷째, 영업현금흐름을 확인한다.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도 비현금 비용과 운전자본 시점을 모두 설명하지 못한다. 적자 기업의 실제 생존기간은 순손실 대신 현금흐름과 다음 임상 결과를 연결해 확인해야 한다.
매출총이익률은 직접 원가 구조와 제품 구성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는 데 쓸모가 있다. 다만 사업 전체의 비용을 빼기 전에 계산하므로 이 비율만으로 전체 손익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매출총이익의 실제 금액, 영업비용, 수익원의 반복성, 현금흐름까지 확인해야 높은 마진이 실제 수익으로 남는지 판단할 수 있다.
출처
- Schrödinger, 2026 Q2 Form 10-Q, 2026-08-05 제출
- Veeva Systems, Fiscal 2027 Q2 Form 10-Q, 2026-08-27 제출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chrödinger XBRL Companyfacts, 2026-09-14 확인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Veeva Systems XBRL Companyfacts, 2026-09-14 확인
- 매출총이익률은 연구개발·판매·일반관리 비용을 빼기 전의 중간 지표입니다.
- 높은 비율도 매출총이익의 절대액이 영업비용보다 작으면 영업적자로 이어집니다.
- 구독·전문서비스·협업 연구비·마일스톤은 반복성과 원가 구조가 달라 따로 봐야 합니다.
- 매출총이익률 다음에는 영업비용 커버리지와 영업현금흐름을 확인해야 합니다.
- 매출총이익률이 높으면 회사도 흑자인가요?
- 아닙니다. 매출총이익률에는 연구개발·판매·일반관리 비용이 빠져 있습니다. 매출총이익의 실제 금액이 이 영업비용을 덮어야 영업이익이 납니다.
- 소프트웨어 매출총이익률만 보면 바이오 소프트웨어 기업을 평가할 수 있나요?
- 어렵습니다. 자체 연구 프로그램과 협업, 전문서비스가 함께 있으면 각 수익원의 원가와 반복성이 다릅니다. 부문별 매출총이익과 공통 영업비용을 함께 봐야 합니다.
- 분기 순이익이 나면 비용 구조가 해결된 것인가요?
-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분 처분, 투자자산 평가와 이자수익 같은 영업외손익이 영업적자를 가릴 수 있으므로 영업손익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