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서열만 있으면 세포를 만들 수 있을까
합성 유전체 세포와 최소세포 연구를 통해 DNA만으로 세포를 만들 수 없는 이유와 상향식 인공세포의 남은 과제를 설명합니다.

DNA에는 세포를 만드는 지시가 있지만, 이를 읽고 실행할 장치는 없습니다. 현재 인공세포는 기존 세포를 이용하거나 복제·분열 장치를 조립하는 단계입니다.
DNA 서열을 모두 안다면 세포도 새로 만들 수 있을까. 답은 아직 아니다에 가깝다. DNA에는 단백질과 RNA를 만드는 지시가 들어 있지만 그 지시를 읽는 리보솜과 효소, 물질을 가두는 막, 에너지를 공급하는 대사가 따로 필요하다.
인공세포(synthetic cell)는 자연 세포의 기능을 설계하거나 다시 조립한 세포형 시스템이다. 국내 학술 자료에서는 인공세포와 최소세포라는 말을 함께 쓴다.56 다만 합성한 DNA로 기존 세포를 제어한 경우와, 비생명 재료에서 세포 전체를 조립하는 경우는 구분해야 한다.
합성 유전체는 살아 있는 세포에서 깨어났다
2010년 J. Craig Venter Institute 연구팀은 108만 염기쌍의 Mycoplasma mycoides 유전체를 디지털 서열에서 설계하고 화학적으로 합성했다. 연구팀은 이 유전체를 Mycoplasma capricolum 수용 세포에 이식했다. 새 세포 안의 DNA는 설계된 합성 염색체뿐이었고 연구팀은 세포가 예상한 형질을 보이며 계속 자기복제했다고 보고했다.1
이 성과는 합성 DNA가 세포의 제어권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빈 공간에 DNA를 넣어 세포를 만든 실험은 아니었다. 합성 유전체가 들어간 곳에는 이미 막, 세포질, 리보솜과 효소를 갖춘 살아 있는 수용 세포가 있었다.

합성 유전체 이식 실험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생성 이미지. 실제 연구실이나 실험 장면이 아니다.
이 글의 해석은 이렇다. DNA는 운영 지침에 가깝지만 부팅 장치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 세포가 먼저 가진 분자 기계가 합성 DNA를 읽어 단백질을 만들고 그 단백질이 세포의 상태를 점차 바꾼다.
473개 유전자로 줄여도 모르는 기능이 남았다
2016년 같은 연구진은 합성 유전체를 더 줄여 JCVI-syn3.0을 만들었다. 유전체 크기는 53만1천 염기쌍, 유전자는 473개였다. 당시 자연에서 발견된 자율 복제 세포보다 작은 유전체였다.2
처음부터 473개를 정확히 골라낸 것은 아니다. 알려진 분자생물학 지식과 제한된 돌연변이 자료로 만든 첫 설계는 살아 있는 세포가 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성장에 꼭 필요하지 않은 듯 보였지만 함께 빠지면 문제가 되는 준필수 유전자를 다시 찾아냈다. 세 차례 설계·합성·시험을 거쳐야 JCVI-syn3.0이 나왔다.2
더 큰 빈틈도 있었다. 473개 유전자 중 149개는 기능이 알려지지 않았다.2 최소세포(minimal cell)는 생명에 필요한 모든 원리를 이해했다는 선언이 아니었다. 특정 균주가 특정 배양 조건에서 자랄 수 있도록 남긴 실험 결과였다.
살아남는 세포가 반듯하게 나뉘는 것은 아니다
JCVI-syn3.0은 개체군 수준에서 늘어났지만 단일세포의 모양과 분열은 불규칙했다. 2021년 Pelletier 연구팀은 미세유체 장치에서 이 세포가 크고 뒤틀린 형태로 자라는 모습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삭제됐던 유전자 가운데 7개를 함께 되돌렸을 때 원래 균주에 가까운 모양과 분열이 회복됐다고 보고했다. 여기에는 분열 단백질 FtsZ, SepF와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 5개가 포함됐다.3
이 결과는 유전체가 짧다고 세포가 단순해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DNA 복제, 세포 성장과 막 분열은 따로 움직이면서도 순서를 맞춰야 한다. 세포가 한 번 커지는 것과 비슷한 크기의 딸세포를 여러 세대 만드는 일도 같은 성취가 아니다.
아래에서 조립하려면 세포주기 전체를 연결해야 한다
기존 세포를 줄이는 방식을 top-down 접근이라고 한다. 반대로 bottom-up 접근은 지질막 소포, DNA, 단백질 합성 장치와 대사 반응을 비생명 구성요소에서 조립한다. 이쪽이 DNA와 원료만으로 세포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더 직접적으로 답하는 경로다.
하지만 개별 기능이 작동하는 것과 자율 세포가 되는 것 사이에는 간격이 남아 있다. 2021년 Litschel 연구팀은 지속 가능한 합성 세포주기에 필요한 조건을 정리했다. DNA 복제는 세포 성장과 맞물려야 하고 복제된 염색체는 두 딸세포에 나뉘어야 하며 막 분열도 세포 크기가 매 세대 안정되도록 조절돼야 한다.4

상향식 인공세포 연구의 통합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생성 이미지. 특정 연구의 실제 장비나 결과가 아니다.
같은 논문은 이를 완성된 성과가 아니라 앞으로 통합해야 할 경로로 제시했다.4 DNA 복제 한 번, 단백질 합성 한 번, 막 분열 한 번을 각각 구현해도 충분하지 않다. 다음 세대가 같은 기능을 이어받아야 한다.
성과를 볼 때 무엇을 합성했는지 먼저 묻는다
인공세포 연구의 발표를 읽을 때는 네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합성한 것이 유전체인지 세포 전체인지, 출발점에 살아 있는 수용 세포가 있었는지, 외부에서 어떤 효소와 에너지를 공급했는지, 몇 세대 동안 스스로 복제했는지다.
현재 근거를 이 기준으로 나누면 결론이 선명하다. 합성 유전체가 기존 세포를 제어하고 계속 복제하게 만든 성과는 확인됐다. 크게 줄인 유전체로 살아가는 세포도 만들어졌다. 그러나 DNA 서열과 단순 원료에서 시작해 막 성장, 유전체 복제, 단백질 합성과 분열을 여러 세대 자율적으로 이어 가는 세포는 아직 목표에 가깝다.
DNA는 세포의 설계도다. 하지만 설계도를 읽는 작업자와 공장, 에너지와 원료가 이미 있어야 그 정보가 움직인다. 이 구분은 세포 안에서 약물이 표적에 실제로 닿았는지 판단하는 방법처럼, 입력과 작동 결과를 같은 것으로 보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참고문헌
[1] Gibson et al., “Creation of a Bacterial Cell Controlled by a Chemically Synthesized Genome”, Science, 2010-07-02, 연구논문, DOI 10.1126/science.1190719, PubMed Abstract, 확인 2026-10-20.
[2] Hutchison et al., “Design and synthesis of a minimal bacterial genome”, Science, 2016-03-25, 연구논문, DOI 10.1126/science.aad6253, PubMed Abstract, 확인 2026-10-20.
[3] Pelletier et al., “Genetic requirements for cell division in a genomically minimal cell”, Cell, 2021-04-29, 연구논문, DOI 10.1016/j.cell.2021.03.008, 공개 저자원고 Abstract·Results·Discussion, 확인 2026-10-20.
[4] Litschel et al., “Towards a synthetic cell cycle”, Nature Communications, 2021-07-26, 전망 논문, DOI 10.1038/s41467-021-24772-8, Introduction·DNA replication·Cell division·Cell cycle control, 확인 2026-10-20.
[5] KISTI ScienceON, 「인공세포 개발을 위한 상향식 합성생물학」, 학술논문 색인, 제목의 한국어 용례, 확인 2026-10-20.
[6]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생명 최소한의 유전자는?」, 대학 공개자료, 인공세포·최소세포 용례, 확인 2026-10-20.
- 합성 유전체는 살아 있는 수용 세포의 막·리보솜·효소를 이용해 작동했습니다.
- JCVI-syn3.0은 473개 유전자만 남겼지만 149개의 기능은 당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 최소 유전체 세포의 정상 분열을 회복하는 데에는 7개 유전자가 함께 필요했습니다.
- 상향식 인공세포는 DNA 복제·분리, 막 성장과 분열을 여러 세대에 걸쳐 연결해야 합니다.
- DNA 서열만 있으면 세포를 만들 수 있나요?
- 아직은 아닙니다. DNA를 읽는 리보솜과 효소, 막, 에너지 대사가 먼저 있어야 하며 현재의 합성 유전체 세포는 살아 있는 수용 세포를 이용했습니다.
- 최소세포는 생명에 필요한 유전자를 모두 알아냈다는 뜻인가요?
- 아닙니다. JCVI-syn3.0의 473개 유전자 중 149개는 2016년 당시 기능이 알려지지 않았고, 최소 조건도 균주와 배양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 상향식 인공세포 연구에는 무엇이 남아 있나요?
- DNA 복제, 단백질 합성, 막 성장과 분열을 연결해 비슷한 딸세포가 여러 세대 동안 자율적으로 기능하게 해야 합니다.
- Gibson et al. — Creation of a Bacterial Cell Controlled by a Chemically Synthesized Genome
- Hutchison et al. — Design and synthesis of a minimal bacterial genome
- Pelletier et al. — Genetic requirements for cell division in a genomically minimal cell
- Litschel et al. — Towards a synthetic cell cycle
- KISTI ScienceON — 인공세포 개발을 위한 상향식 합성생물학
-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 생명 최소한의 유전자는?